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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활동하고 있다" 日기시다, 김정은과 정상회담 본격 추진하나

연초부터 북·일 관계가 급진전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이 조만간 실현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지율 저하로 위기에 처한 기시다 총리가 북·일 정상회담을 통한 납치 문제 해결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달 30일 일본 국회에서 시정 방침 연설을 하고 있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AFP=연합뉴스

기시다 총리는 지난 9일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북·일 정상회담 추진과 관련한 질문에 "구체적으로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런 상황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작금의 북·일 관계 현상에 비춰 봐 대담하게 현상을 바꿔야 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낀다"면서 "나 자신이 주체적으로 움직여 정상끼리 관계를 구축한다"고 덧붙였다. 기시다 총리는 그동안 여러 차례 김 위원장과 "조건 없이 만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실제로 이를 위해 일본 정부가 여러 경로로 움직이고 있음을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일본과 북한의 관계 변화는 연초부터 감지됐다. 1월 1일 발생한 일본 노토(能登)반도 지진에 대해 지난 6일 북한이 전례 없는 위로 전문을 보내면서다. 당시 전문에서 김 위원장은 기시다 총리를 '각하'로 호칭하며 "일본에서 불행하게도 새해 정초부터 지진으로 많은 인명 피해와 물질적 손실을 입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당신과 당신을 통해 유가족들과 피해자들에게 심심한 동정과 위문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에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하루 뒤 기자회견에서 "노토반도 지진 피해와 관련해 각국으로부터 위문 메시지를 받았으며,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에도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다"고 콕 집어 김 위원장을 언급했다.
당시 하야시 관방장관은 북한과의 접촉 여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 관계자들이 지난해 3월과 5월 두 차례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북한 조선노동당 관계자들과 비밀 접촉을 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가을 평양에 고관을 파견해 정상회담을 논의하는 방법을 검토했으나 양국 간 입장차 등으로 협상은 정체 중이라고 아사히는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주애와 함께 조선인민군 창건일인 지난 8일 건군절 오후에 국방성을 축하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9일 기시다 총리의 발언으로 양측간 계속해서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정상회담 성사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북·일 관계에 밝은 일본의 한 외교소식통은 "현재 북한과 일본 모두 서로가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북한으로서는 한국과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일본에 관계 개선 신호를 보내 새 외교 통로를 찾는 것은 물론 한·미·일 협력에 균열을 내려 한다"고 해석했다.
기시다 총리로서도 지지율 회복을 위해서는 '이벤트'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현지시간) 미국과 일본 당국자들을 인용해 "기시다 총리가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해결하고자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국내 지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북·일 정상회담 관련 대화 중 일부는 중국 베이징 채널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납치 문제에 대한 양측의 인식 차다. 일본 정부는 1970~1980년대 자국민 17명이 북한으로 납치됐고, 그중 2002년 9월 일시 귀환 형태로 돌아온 5명을 제외한 12명이 여전히 북한에 남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12명 중 8명은 사망했고, 나머지 4명은 아예 북한에 오지 않았다며 "해결할 납치 문제 자체가 없다"는 입장이다. FT는 현재까지 김 위원장이 일본인 납북자 문제에 대한 협력을 거부하고 있어 정상회담 관련 협의가 아직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으로서도 일본과 북한의 접촉을 크게 반대하지 않는 상황이다. 미국의 한 당국자는 FT에 "미국으로서는 일본이 한국과의 문제를 사전에 원만히 협의한다는 조건 하에 북한과 일본의 고위급 접촉을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2~3월 일본 도쿄(東京)와 북한 평양에서 열릴 축구 경기가 양측 관계자 접촉의 새로운 창구가 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지난 5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에 따르면 북한 여자 축구대표팀은 오는 28일 일본에서 2024 파리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경기를 치르기 위해 이달 25일 일본에 입국한다.
북한 남자 축구대표팀도 다음 달 21일로 예정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조별예선 경기를 위해 다음 달 19일 일본에 들어올 예정이다. 이어 26일에는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월드컵 예선 북한과 일본의 경기가 예정돼있다. 도쿄의 외교소식통은 "양국 선수단이 오가는 가운데 관계자나 비밀 특사 등이 함께 입국해 관련 논의를 진전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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